침묵이 항상 금은 아니었다.
나는 남의 말을 중간에 잘 끊고 얘기하지 못한다.
특히 다른 사람이 준비한 발표하는 자리에서 발표자를 부끄럽게 만드는게 너무 미안하다.
그래서 차라리 침묵을 택할 때가 많다.
나는 오늘도 침묵을 택했다.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던가.
다른 회사 사람들 앞에서 우리 팀 동료가 부끄러워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 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준비했던 시간, 노력 등이 나의 한 마디로 인해 내 몫이 되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승냥이처럼 중간에서 가로채 뜯어 먹으려고 했다면 우리 팀에서 팀 동료와 나의 관계가 무너지는게 싫었다.
대신 많은 것을 잃을 것이다. 아마 거래처와의 계약도 못 딸 것이고, 그로 인한 팀의 매출 압박도 더해질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내 소신을 꺾어가면서까지 돋보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 누구보다도 깊이 알았고, 내공이 있으며 미리 예상했던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던 것에 비하면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던 자리였다.
말문을 텄다면 아마도 우리 회사 우리 팀의 평판은 또 달라졌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않았다.
나는 오늘도 침묵을 택하고 후회를 한다.
이제는 소신을 꺾어야 할 때인거 같다.
나이도 직급도 그리고 경력과 경험까지도 충분한데 왜 그것을 나라는 주머니 안에 가둬두는 것일까.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도 아까 그 상황에서 말 한마디를 거들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후회가 자꾸 드는것을 보면 스스로도 내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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